한국교육에 대하여

"사고력·창의력 갖춘 인재 필요…​논술형 수능으로 바꾸자"

Power leader (한길) 2020. 5. 15. 21:21

"사고력·창의력 갖춘 인재 필요…

논술형 수능으로 바꾸자"

[포스트 코로나, 석학에게 길을 묻다]

김진경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의장 인터뷰

"오지선다 시험, 사고·창의력 등 미래역량 측정에 한계"

"대입시험 전면 폐지 어려워…논·서술형 수능 도입해야"

"채점 공정성, 평가원 활용…임용고시 쌓은 역량 충분"

등록 2020-05-15 오전 1:31:00

수정 2020-05-15 오전 1:31:00

                                                                          신하영 기자

 

[이데일리 신하영·신중섭 기자]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지금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논술형 수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오지선다형 시험으로는 4차 산업시대에 맞는 미래형 인재를 키워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김 의장은 “미래 역량을 측정하려면 논·서술형 수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논술형으로

김진경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미래역량 측정에 한계가 있는 현 수능을 논·서술형 시험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방인권 기자)

 

2028학년도 새 대입제도 개편도 향후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할 과제다. 김 의장은 미래역량을 측정하려면 현 수능을 논·서술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제자가 규정한 조건 내에서 정답을 찾아야 하는 현행 수능으로는 사고력·창의력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 미래 핵심역량을 현 수능으로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미 대입시험의 논·서술형 문항 도입이 국제적 추세인 만큼 우리도 고민할 때가 됐다”고 했다.

실제로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018년 발표한 `세계 각국의 대학입시제도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14개 국가 중 한국·스웨덴·멕시코를 제외한 11개 국가에서 논·서술형 대입시험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나 중국의 가오카오(高考) 등이 모두 논·서술형 시험이다.

관건은 채점 공정성 확보 문제다. 김 의장은 “일본의 경우 대입시험을 논술형 시험으로 바꾸려다가 채점 공정성 논란이 불거져 결국 제한적 서술형 개편에 그쳐야 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채점의 공정성을 담보할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고 했다. 평가원은 수능 외에도 논·서술형 시험인 초등·중등교원 임용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여기에서 확보한 역량을 활용하면 채점 공정성 시비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 김 의장은 “초등·중등교원 임용시험만 해도 5만명 이상을 채점하는데 여기에서 축적한 역량을 활용하면 논·서울형 수능으로의 점진적 개편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수능 개편을 통해 미래역량 측정이 가능해지면 새 대입제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 관행으로 봤을 때 대입시험을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다”며 “학생들의 미래 역량과 다양성을 측정할 수 있다면 논·서술형 수능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해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의 교과·비교과 활동을 두루 평가하는 학종은 점수 위주의 선발방식을 탈피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지만 학교현장의 교육과정이 다양화되지 못했다는 점을 한계로 지목했다. 김 의장은 “학종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학교 교육과정이 다양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학생들이 팀별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어떻게 협력하고 도움을 줬는지, 개별 학생이 이를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학생부를 통해 평가받을 수 있다면 학종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기업에서도 팀워크를 중시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방식이 다양화되고 학생 중심으로 변화하면 학생부의 의미가 달라질 것”며 “향후 학생부도 지식전수는 물론 개별 학생의 자아 형성까지 기록하는 미래형 학생부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